어떤 할머니가 길거리에 버려진 개들을 데려다 키웠다. 한두 마리씩 늘어나던 개들은 이제 손꼽아 세기도 어려운 상황에 이르렀다. 많은 개들이 모여 살다보니 성격이나 체격이 모두 제각각이었다. 너무 다른 성격 탓에 싸움이 자주 일어나고 밥을 제때 못 먹는 일도 있었다. 그래서 할머니가 사나운 개에게는 ‘착한이’라는 이름을 붙여주었고 소심(小心)하고 약한 개에게는 ‘용맹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새로운 이름으로 부른 지 몇 달이 지나자 개들은 점차 이름처럼 성격이 변해갔다. 사나운 개는 조금씩 부드러워졌고 소심한 개는 활발한 성격으로 변한 것이다.
옛말에 “말이 씨가 된다.”는 속담이 있다. 좋은 말을 하면 좋은 결과를 낳고 나쁜 말을 하면 나쁘게 된다는 뜻일 것이다. 사람의 말은 흡인력(吸引力)이 있어 상대의 행동을 바꿀 수 있다고 한다. 성경에도 하나님이 아브람을 축복하실 때 ‘아브라함’이라고 이름을 지어주셨다. 아브라함은 ‘열국(列國)의 아버지’라는 뜻이다. 지금 아브라함의 후손은 바닷가의 모래알 또는 밤하늘의 별만큼 많아져 수십억 명에 이르며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다양한 방면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미국의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미국이 독립하기 전 영국 식민지 시절의 얘기다. 호탕하고 활달한 기질의 대 부호(富豪) 워싱턴 씨의 가문에 씩씩하고 용감한 어린 아들이 있었다. 당시는 인디언과의 영역 확대를 위한 전투가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던 시기였다. 따라서 아이들의 놀이는 병정놀이 위주였고 장난감도 활이나 칼 또는 작은 손도끼가 대부분이었다. 아버지 워싱턴이 아들의 장난감으로 은제(銀製) 손도끼를 사줬다. 아들이 넓은 정원에서 도끼 던지는 놀이를 하다 아버지가 가장 아끼는 신품종(新品種) 사과나무를 찍어 부러뜨렸다. 나중에 이 사실을 안 아버지가 무섭게 다그쳤다.
그때 아들이 차렷 자세로 서서 ‘자기가 했으며 어떠한 벌도 달게 받겠노라’고 서슴없이 대답했다. 이때 아버지가 아들을 번쩍 들어 올리며 칭찬했다. “너는 장차 반드시 이 나라의 독립을 이끌고 마침내 대통령이 되고 말 것이다. 그 이유로 첫째 정직과 둘째 용기와 셋째 책임감이다.” 아버지의 칭찬 한 마디가 마침내 아들을 미국 초대 대통령을 만들었으니 이 소년이 조지 워싱턴이다.
우리가 자녀들에게 긍정적인 말을 사용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러나 우리사회는 반목과 갈등의 골이 갈수록 심화되고 비판과 저주의 말이 난무(亂舞)하고 있다. 특히 SNS에 넘쳐나는 비난과 욕설은 이제 일상이 되고 있다. 가정과 사회의 어두운 부분은 이처럼 말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새해가 되면 덕담(德談)을 나누는 우리의 아름다운 전통이 있다. 상대방을 존중하고 축복하는 덕담이 우리의 일상이 된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존중은 내가 베푼 만큼만 되돌려 받을 수 있는 최고의 가치(價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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